입시 관련 글을 찾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화 요약 글은 넘쳐나는데, 정작 지금 고2가 뭘 해야 하는지 써놓은 글은 별로 없다."
제도 설명보다 지금 고2가 당장 할 수 있는 것 세 가지를 짚어봤습니다.
먼저, 수시·정시 이분법이 더 이상 안 통하는 이유
2028 대입의 가장 큰 변화는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정시에서도 학생부를 본다."
서울대는 이미 정시 수능 위주 전형에서 2단계에 수능 60%와 교과역량평가 40%를 반영하는 구조를 발표했습니다. 경희대는 정시에 수능학생부형을 신규 도입했고, 이 비중이 기존 수능형보다 훨씬 큽니다. 한양대는 수시 모집 비율을 기존 56%대에서 70% 가까이 끌어올렸습니다.
결국 2028 대입 수시 정시 차이는 단순히 전형 종류의 차이가 아니라, 학생부를 어느 비율로 반영하느냐의 문제로 재정의되고 있는 셈입니다. "수능만 잘 보면 된다"거나 "내신은 수시용이다"라는 프레임이 흔들리는 구조예요.
현재 고2부터는 2022 개정 교육과정과 내신 5등급제가 처음 적용되는 학년이기도 합니다. 수능도, 내신도, 학생부 기록 방식도 동시에 바뀌는 상황에서 지금 방향을 잡아두지 않으면 3학년 때 선택지가 좁아집니다.
전략 1 — 내신 5등급제, 어디서 변별력이 갈리는지 파악하기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면서 등급 구간이 넓어졌습니다. 5등급 기준은 대략 이렇습니다.
- 1등급: 상위 10%
- 2등급: 누적 34%
- 3등급: 누적 66%
- 4등급: 누적 90%
- 5등급: 나머지 10%
숫자만 보면 "경쟁이 덜 치열해지겠네"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반대입니다. 등급 구간이 넓어진 만큼 같은 1등급 안에서도 사람이 많아지고, 대학들은 그 안에서 변별하기 위해 서류 정성평가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한양대는 교과전형 정성평가 비율을 기존 10%에서 40%로 끌어올렸고, 성균관대도 교과전형에서 정성평가 비율을 30%로 확대했습니다. 즉, 1등급을 받았다고 끝이 아니라 그 1등급 안에서 무엇을 어떻게 공부했는지가 평가에 들어옵니다.
지금 고2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드리자면, 전 과목을 균일하게 관리하는 것보다 내가 목표로 삼는 학과·계열과 관련 있는 과목에서 깊이 있는 기록을 남기는 전략이 더 유효합니다. 특히 2학년 2학기와 3학년 1학기 내신은 수시 원서를 쓰는 시점 직전 학기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어느 과목에 집중할지 설계해 둬야 합니다.
전략 2 —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수시만의 무기가 아니다
세특 관리를 '학종 준비생이 챙기는 것'이라고 여겼다면, 2028 대입 학생부 정성평가 확산 흐름을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건국대는 정시 수능 위주 전형에 정성평가를 도입했는데, 그 평가 요소가 바로 "과목 이수 이력,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중심"입니다. 진로와 관련된 과목을 얼마나 깊이 공부했는지, 수업에서 어떤 탐구 활동을 했는지가 정시에서도 평가 기준이 되는 거예요.
서울대는 "같은 등급이 나와도 어떤 과목을 얼마나 깊이 있고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했느냐가 고교학점제의 취지"라고 밝혔습니다. 정시를 목표로 하더라도 수업 시간을 허투루 쓰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세특은 매 학기 각 과목 선생님이 작성해 주는 항목입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수업에서 질문하거나 탐구 주제를 잡아 직접 조사한 내용을 발표로 남기는 것입니다. 막연하게 "열심히 하자"가 아니라, 목표 학과와 연결되는 키워드를 세특에 남긴다는 구체적인 그림이 필요합니다.
고교학점제 세특 관리는 단기간에 몰아서 되지 않습니다. 2학년 지금 시점부터 조금씩 쌓이는 기록이 결국 3학년 때 평가 자료가 됩니다.
전략 3 — 목표 대학의 2028 전형계획, 직접 확인해 두기
입시 정보를 SNS나 학원 설명회로만 접하다 보면 중요한 맥락이 빠지거나 과장된 정보를 그대로 믿게 됩니다. 가장 정확한 출처는 두 곳입니다.
첫 번째는 대입정보포털 어디가(adiga.kr)입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운영하는 공식 사이트로, 대학별 전형 정보와 권장이수과목을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형정보' 메뉴에서 2028학년도 권역별 대학별 권장과목을 검색하면, 지망 학과가 어떤 과목 이수를 중요하게 보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각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입니다. 경희대는 이미 2028학년도 교과 이수 권장과목을 '핵심과목'과 '권장과목'으로 구분해 발표한 상태입니다. 핵심과목을 이수하지 않으면 감점, 권장과목을 이수하면 가점으로 반영된다는 구체적 기준도 공개되어 있습니다. 이런 정보는 늦게 확인할수록 대응이 늦어집니다.
2028 대입 권장이수과목 확인은 고3 때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과목 선택은 학기 시작 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금 2학년 시점에 미리 확인해 둬야 3학년 수강 신청에서 선택지가 열려 있습니다.
'수시냐 정시냐'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
2028 대입을 앞둔 고2에게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은 수시와 정시 중 어느 쪽을 택할지 결정하는 시점이 아닙니다. 학생부를 착실히 쌓으면서 수능 준비도 병행하는 병행 전략이 이 학년에게는 사실상 기본값이 되었습니다.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먼저 어디가에서 목표 대학의 전형계획을 한 번 들여다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텍스트로 읽는 것보다 직접 숫자와 조건을 보면 지금 내가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가 훨씬 선명하게 보입니다. 어디가에서 목표 대학 전형계획을 확인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빠른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