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을 세 번 돌려봤습니다.
한 번은 그냥 훑으려고, 한 번은 장면 하나하나 멈춰가며, 마지막 한 번은 소리를 끄고 표정만 봤어요. 그러고 나서 든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이거 시즌1보다 더 크게 온다."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2026년 9월 9일 공개됩니다. 그 이유가 장면 하나하나에 다 있습니다.
대통령 집무실 신이 전부였어요
티저 예고편은 백기태(현빈)가 대통령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 앉아 있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앉아 있는 각도, 책상 위 명패에 적힌 '백기태 부장직무대행'이라는 글씨. 시즌1에서 그 모든 것을 손에 넣으려고 처절하게 버텼던 사람이 이제 그 자리에 실제로 앉아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표정이 비어 있어요.
포스터도 비슷한 인상을 줍니다. "단 한 순간의 선택이 역사를 바꾼다"는 카피 아래,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백기태의 눈빛에 공허함이 섞여 있습니다. 원하는 걸 다 얻었는데 왜 저 눈빛인가, 하는 질문이 예고편 내내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티저 속 대사도 인상적입니다. "몸을 낮추고, 발톱을 숨기고,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독백은 9년이라는 시간이 그저 흘러간 게 아니라 철저히 계산된 시간이었음을 암시합니다. 백기태라는 인물이 시즌2에서 얼마나 더 위험해졌는지, 그 한 줄이 전부 설명해줬어요.
9년이라는 시간 점프가 만드는 긴장감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시즌1 엔딩에서 9년이 흐른 시점을 배경으로 합니다. 시즌1에서 장건영(정우성)을 밀어낸 뒤, 백기태가 중앙정보부 서열 2위 자리까지 오른 상황이에요.
9년이라는 공백이 서사에 독특한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시즌1이 욕망이 폭발하는 과정이었다면, 시즌2는 그 욕망이 9년 동안 응축됐다가 한꺼번에 터지는 구조처럼 읽혀요. 등장인물 모두가 9년의 시간을 나름의 방식으로 써왔고, 그 차이가 어떤 균열을 만들어내는지가 이번 시즌의 핵심이 될 것 같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백기태 캐릭터를 다시 보면, 시즌1의 백기태는 날것의 욕망 그 자체였습니다. 반면 예고편 속 시즌2의 백기태는 그 욕망이 정교하게 다듬어진 느낌이에요. 더 조용하고, 더 냉정하고,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출연진 라인업이 예고하는 구도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현빈·정우성·우도환 출연진은 각자 예고편에서 다른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현빈의 백기태는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등장합니다. 예고편 전반에 걸쳐 가장 많은 화면을 차지하면서도 과잉이 없어요. 9년을 버텨온 사람의 무게가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입니다.
반면 우도환의 백기현은 형과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권력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입니다. 예고편 속에서 두 사람이 팽팽하게 맞서는 장면이 짧게 나오는데, 형제 간의 대결이라는 구도가 단순한 선악 구도보다 훨씬 복잡한 감정을 만들어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정우성의 장건영. 시즌1에서 백기태에게 패배한 뒤 9년 만에 다시 등장하는 이 장면이 예고편 전체에서 가장 충격적이었어요. 그를 마주한 백기태가 잠깐 표정을 잃는 그 순간, 이게 단순한 복수극이 아닐 거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새 인물인 신여사(장혜진)와 황대식(허정도)이 합류하면서 권력의 판이 한층 더 복잡해집니다. 예고편에서 군부 세력이 중앙정보부와 대립하는 구도도 짧게 포착되는데, 새 세력의 등장이 어떤 변수를 만들어낼지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예요.
역사 누아르라는 장르가 주는 흡입력
우민호 감독 드라마 누아르의 힘은 실제 역사적 배경에서 옵니다. 1970년대 말 한국, 권력 구조의 실제 작동 방식을 촘촘하게 재현하기 때문에 극적인 개연성이 그냥 지어낸 이야기와 차원이 다릅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나 '내부자들'에서 우민호 감독 특유의 정치 누아르 문법을 이미 경험한 분들이라면, 메이드 인 코리아가 그 연장선에 있다는 걸 첫 화부터 느꼈을 겁니다. 시즌2에서는 그 문법이 9년이라는 서사적 도약을 만나 어디까지 확장될지, 예고편만으로도 규모가 느껴집니다.
특히 작가진이 탄탄합니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 각본을 공동 집필한 박은교 작가가 이번 시즌도 전 에피소드를 썼습니다. 시즌1이 글로벌 OTT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데에는 연출뿐 아니라 이 단단한 극본도 큰 역할을 했어요.
디즈니플러스 한국 드라마 2026 라인업 중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가 유독 눈에 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케일만 큰 게 아니라, 이야기가 정교합니다.
9월 9일 전에 챙겨야 할 것들
에피소드는 9월 9일에 2편, 9월 16일에 2편, 9월 23일에 2편, 총 6편이 순차 공개됩니다. 한 번에 몰아보기는 불가능하고, 매주 화요일 밤이 기다려지는 구조예요.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1 줄거리 복습이 필요한 분들은 지금 디즈니+에서 바로 볼 수 있습니다. 시즌2가 9년 후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시즌1 엔딩에서 백기태와 장건영의 관계가 어떻게 정리됐는지 기억해두면 시즌2 첫 장면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미리 다시 보고 오시면 좋습니다.
디즈니+ 구독 플랜도 미리 확인해두면 좋습니다. 공개 당일 서버가 몰리는 경우가 있으니 앱 업데이트나 계정 로그인 상태도 미리 점검해두는 게 낫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시즌1을 처음 볼 때는 이렇게까지 빠져들 줄 몰랐어요. 그런데 예고편을 보고 나니 시즌2는 시작 전부터 이미 기대치 상한을 넘어버린 것 같습니다. 9월 9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