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플레이리스트 정리였습니다. 이별 노래 플레이리스트를 감성 팝송 위주로 새로 만들었는데, 지금 다시 들어보니 그날그날 감정이 곡 순서에 그대로 남아있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슬픈 노래를 아무거나 넣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감정이 바뀔 때마다 자연스럽게 곡 취향도 달라졌습니다.
요즘 인스타그램 메모나 틱톡을 보면 이별 노래 추천 콘텐츠가 유독 많이 보입니다. 스토리에 가사 한 줄 캡처해서 올리는 것도 하나의 흐름이 됐죠. 저도 그 흐름에 올라탔던 사람 중 하나였고, 그렇게 모은 곡들을 헤어진 직후부터 지금까지의 감정 순서대로 정리해봤습니다.
헤어진 직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며칠
이별을 통보받은 날 밤에는 이상하게 조용한 노래가 안 들렸습니다. 감정을 눌러줄 만큼 무겁고 확실한 곡이 필요했어요.
- Adele, Easy On Me: 담담하게 부르는데 오히려 그게 더 아팠습니다. 이해해달라는 말투가 그때 제 상황이랑 겹쳐서요.
- Olivia Rodrigo, Traitor: 아직 정리 안 된 배신감과 억울함을 이 곡이 대신 소리 질러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시기엔 가사를 곱씹기보다 그냥 볼륨을 키워놓고 멍하니 듣기만 했던 기억이 나네요. 노래가 위로가 된다기보다는, 제 감정을 대신 표현해주는 대변인 같았습니다.
그리움과 미련이 몰려오던 시기
며칠 지나니까 화보다 그리움이 커지더라고요. 헤어지고 듣는 노래 영어 버전으로 검색해서 찾은 곡들이 대부분 이 단계에 몰려 있었습니다.
- Taylor Swift, All Too Well 10 Minute Version: 사소한 디테일까지 다 기억나는 게 무서울 정도였는데, 이 곡 가사가 딱 그런 기억력을 노래합니다.
- Lewis Capaldi, Someone You Loved: 후렴 들어가기 직전 숨 고르는 부분에서 매번 멈칫했어요.
퇴근길에 이 두 곡을 번갈아 들으면서 걸었던 게 한동안 루틴이었습니다. 이어폰 없이는 그 길을 못 걸을 정도였어요.
체념하고 나를 다독이던 순간
미련도 어느 정도 지나면 체념이 옵니다. 이 시기엔 슬프긴 해도 조금 덜 아픈 곡을 찾게 되더라고요.
- Adele, Someone Like You: 너무 유명해서 식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 이야기가 되니 왜 오랫동안 사랑받는 곡인지 알겠더라고요.
- Billie Eilish, When The Party's Over: 담담하게 상황을 인정하는 톤이 그 시기 제 마음이랑 비슷했습니다.
감성 팝송 플레이리스트 추천 글을 찾아 헤매던 것도 딱 이 무렵이었어요. 남들은 이 시기를 어떻게 견뎠는지가 궁금했나 봅니다.
다시 걸어보려고 틀었던 노래들
한 달쯤 지나니까 슬픈 곡만 듣는 제 자신이 좀 지겨워졌습니다. 그때부터는 일부러 좀 더 힘 있는 곡을 골랐어요.
- Miley Cyrus, Flowers: 자기 위로가 오글거린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필요할 땐 이만한 곡이 없더라고요.
- Kelly Clarkson, Since U Been Gone: 나온 지 오래된 곡인데 후렴에서 이상하게 후련해집니다.
- Gracie Abrams, I Miss You I'm Sorry: 요즘 인스타 스토리 배경음악으로 많이 보이는 곡인데, 미련과 홀가분함이 같이 담긴 가사가 이 단계랑 잘 어울렸습니다.
실연 팝송 리스트를 짤 때는 스테디셀러랑 요즘 곡을 반반 섞어야 질리지 않고 오래 듣게 되더라고요.
플레이리스트 구성 팁
곡을 감정 순서대로 배치하는 게 생각보다 중요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나눴어요.
- 부정 단계 곡 두세 개로 짧게 시작
- 그리움 단계를 가장 길게 배치
- 체념 단계에서 템포를 서서히 낮추기
- 치유 단계 곡으로 마무리하며 텐션 끌어올리기
Spotify든 Apple Music이든 플레이리스트 제목에 그날 날짜만 적어놔도 나중에 그때 감정이 고스란히 떠오릅니다. 인스타 메모 이별 노래 추천용으로 쓸 거면 후렴 가사 한 줄만 미리 캡처해두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에요.
지금은 이 플레이리스트를 거의 안 듣습니다. 그런데 가끔 첫 곡만 눌러보면 그때 감정이 정확히 어디쯤이었는지 알겠더라고요. 혹시 비슷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 순서대로 한 번 들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