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블로그 썸네일을 미드저니로 뽑아 올리다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이거 나중에 문제 되는 거 아닐까.
프롬프트 몇 줄 입력해서 나온 이미지, 과연 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반대로 제가 이걸 상업적으로 써도 남의 저작권을 건드리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2026년 1월에 시행된 AI기본법이랑 문화체육관광부 가이드라인을 하나씩 찾아봤습니다. 생각보다 명확한 기준이 있더라고요.
생성형 AI 결과물, 저작권이 인정 안 된다는 게 무슨 말일까
한국저작권위원회가 낸 생성형 AI 활용 저작물 등록 안내서를 보면 원칙이 꽤 단호합니다. 안내서에 따르면 AI가 단순히 생성한 결과물은 저작권 등록이 불가능하지만, 인간이 창작 과정에서 AI를 도구로 활용하고 창작적 기여를 한 부분이 있으면 AI 활용 저작물로서 저작권 등록이 가능합니다.
처음엔 이 말이 좀 애매하게 느껴졌습니다. 어디까지가 창작적 기여인 걸까요. 좀 더 찾아보니 기준이 생각보다 구체적이었습니다. 이용자가 자신의 저작물을 프롬프트로 입력해 생성된 AI 결과물에 그 저작물의 창작성이 나타난 경우, AI 산출물에 수정이나 증감 등 이용자가 추가 작업한 부분에 창작성이 있는 경우, AI 산출물을 선택하고 배열 또는 구성한 것에 이용자의 창작성이 있는 경우라면 저작물로 인정받을 여지가 있다는 거예요.
반대로 인간이 프롬프팅을 했다고 해도 결과물에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없다면 저작물이 아닌 단순 산출물에 해당해 저작권 등록이 불가능합니다. 즉 프롬프트만 잘 써서는 부족하고, 나온 결과물을 제가 직접 손봐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프롬프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실감났던 순간
이 부분을 읽고 나서 제가 그동안 만든 이미지들을 다시 살펴봤습니다. 프롬프트 몇 번 조정하고 마음에 드는 컷 하나 고르는 정도로는 창작적 기여로 보기 어렵겠더라고요.
실제로 저작권 등록에 성공한 사례를 보면 접근 방식이 달랐습니다. 작가가 약 30회의 프롬프트 조정 작업을 반복하며 목적성 있는 개선 작업을 거쳤고, 안내서는 이런 작업도 인간의 창작적 기여에 해당한다고 설명합니다. 단순히 한 번 그려서 끝낸 게 아니라, 원하는 방향으로 계속 다듬어가는 과정 자체가 기준이 되는 셈이었어요.
블로그용 이미지라면 AI가 뽑아준 원본을 그대로 쓰기보다 색감을 보정하거나 여러 컷을 조합해서 재구성하는 정도의 손질은 해야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I기본법 표시 의무, 나도 해당될까
2026년 1월 22일 시행된 AI기본법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해당 결과물이 AI시스템에 의해 생성되었다는 사실을 이용자가 명확히 인식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고지 또는 표시해야 한다는 조항인데요, 처음엔 저처럼 개인 블로그 운영자도 무조건 표시해야 하는 줄 알고 살짝 긴장했습니다.
찾아보니 의무 주체가 명확히 나뉘어 있었습니다. 생성물 표시 의무의 1차 주체는 생성형 AI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이며, 생성형 AI를 탑재한 서비스를 만들어 파는 쪽이 먼저 의무를 집니다. 그러니까 ChatGPT나 미드저니를 만든 회사가 일차적 책임을 지는 구조고, 저 같은 이용자가 법적으로 표시 의무를 직접 지는 건 아니라는 거죠.
다만 이런 문장도 눈에 걸렸습니다. 표시 의무는 사업자 몫이라도 콘텐츠 책임은 결국 올린 사람에게 돌아오니, 이 구분을 알고 가는 게 첫 단추라는 지적이었어요. 법적 표시 의무는 없어도 저작권 침해나 신뢰성 문제는 결국 콘텐츠를 올린 제 책임이라는 뜻입니다. 위반 시 과태료도 상당한데, 위반 시 시정명령과 최대 3천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규정을 보니 사업자 입장에서는 절대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블로그·SNS 올릴 때 체크하는 것들
이것저것 찾아보고 나서 제 나름대로 정리한 체크리스트입니다.
- AI 이미지를 그대로 올리기보다 색보정이나 크롭, 합성 등 최소한의 재구성 작업 거치기
- 상업적 용도라면 사용한 AI 서비스의 이용약관에서 상업적 이용 허용 여부 먼저 확인하기
- 특정 작가나 캐릭터 스타일을 그대로 모방하도록 프롬프트를 짰다면 침해 소지 없는지 다시 보기
- 저작권 등록까지 고려한다면 AI가 만든 부분과 내가 수정한 부분을 구분해서 기록해두기
- AI로 썼다는 사실을 굳이 숨기기보다 필요한 경우 간단히 밝혀두는 편이 나중에 덜 피곤함
이 중에서 저는 특히 첫 번째와 마지막 항목을 요즘 신경 쓰고 있어요. 원본 그대로 쓰는 것과 살짝이라도 손댄 것 사이에 저작권 인정 여부가 갈릴 수 있다니 습관을 바꿀 수밖에 없더라고요.
미국이랑 유럽은 기준이 좀 다르다
해외는 어떤지도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미국 저작권청 USCO는 한국과 결이 비슷합니다. 인간이 작성한 콘텐츠가 AI의 출력에 통합되는 경우, 인간이 AI가 생성한 자료를 크게 수정하거나 배열하는 경우, 인간의 기여가 충분히 표현적이고 창의적일 경우에 저작권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고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프롬프트 단독 결과물은 인정 안 한다는 큰 원칙은 한미 양쪽이 거의 같은 셈이에요.
유럽연합은 조금 결이 다릅니다. 저작권 인정 여부보다는 투명성 표시 쪽에 더 무게가 실려 있는데, EU AI법 제50조에 따라 AI가 만든 콘텐츠라는 걸 알아볼 수 있게 표시하도록 하는 의무가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구조입니다. 한국 AI기본법의 표시 의무 조항과 방향은 비슷하지만, 적용 범위나 세부 기준은 각국 시행령과 가이드라인을 따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세 나라 모두 사람이 얼마나 손을 댔는지가 핵심 기준이라는 점은 같더라고요. 저는 당분간 AI 초안을 받아도 한 번은 꼭 다시 써보는 습관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혹시 저작권 등록까지 직접 해보신 분 있다면 어떤 서류가 필요했는지 댓글로 알려주시면 저도 참고하겠습니다.